이제는 순수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, 유계영
2 2018. 6. 24. 01:18 불행을 느낄 때 최대한 많은 사람을 탓하기다지증의 발가락처럼 달랑거리는다섯 아닌 여섯, 외롭지 않게 (언제 끝나는 돌림노래인 줄도 모르고, 유계영) 어젯밤 우리가 유성우에 빌었던 소원으로밤의 감수성이 조금 더 우울해졌고우주의 내벽에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(환상종, 유계영) 삶은 길고 지루한데 축하는 너무 짧아서누군가 꽃다발을 발명했다고 전해진다죽음을 예감하는 순간이 컴컴하지 않도록 (인그로운, 유계영) 나쁜 습관도 늙어갈까탕진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탕진하고 (접골원, 유계영) 눅눅하고 축축한 감정에 가끔 도취되고 싶을 때 꺼내보는 시집. 작고 아담한 크기만큼이나 천천히 느리게 아주 조금씩 곱씹어 먹게 된다. 그러다보면 도달해버린 마지막 장에서 알 수 없는 우울함에 빠져 공상하게 되고 마는. 제목처럼 순수를..